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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0원 다이소 영양제, '안 된다'는 구차한 변명…소비자 선택권은 어디에?

by 이얏하하 2025. 3.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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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3,000원에 30일분 마그네슘 영양제를 살 수 있다는 소식에 혹해 다이소 매장을 찾았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냉혹했습니다. 건강기능식품(건기식) 진열대는 이미 텅 비어 있었고, 간신히 비타민C와 어린이용 영양제 몇 개만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습니다.

 

놀라운 점은 매진된 제품들이 단순히 듣보잡 영양제가 아니었다는 것입니다. 대중에게 친숙하고, 누구나 한 번쯤은 섭취해봤을 법한 영양제들이 자취를 감춘 것이었습니다.

 

현대인의 필수품? 영양제, 약과 식품 사이의 아슬아슬한 줄타기

바쁜 현대인들에게 영양제는 이제 약과 식품, 그 사이 어디쯤에 위치한 '건기식'이라는 이름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마치 약의 효과를 기대하면서도 식품처럼 쉽게 섭취할 수 있다는 인식이 팽배해진 것입니다.

 

TV나 유튜브를 보면 자기 관리의 대명사로 불리는 연예인들이 하루에 수십 알의 영양제를 섭취하는 비법을 공개합니다. 건강에 관심 많은 중장년층을 겨냥한 아침 방송은 '건강=건기식' 공식을 활용한 콘텐츠로 가득하고, 홈쇼핑 채널에서는 조금 전 방송에서 전문가가 극찬한 성분이 함유된 건기식을 몇 개월 치씩 대량으로 판매합니다.

 

칼슘, 비타민C, 오메가3 등으로 제한적이었던 대중들의 영양제 지식은 이제 콘드로이친, 글루코사민, 글루타치온 등으로 확장되며 더욱 풍부해지고 있습니다.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건기식 시장, 왜 다이소 영양제가 문제인가?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의 2024년 건기식 시장 및 소비자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10가구 중 8가구 이상이 건기식을 구매한 경험이 있다고 합니다. 소득 수준이 높아질수록 건강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현상일지도 모릅니다.

 

대한민국 경제가 고속 성장하던 2000년대에는 '웰빙' 열풍이 불면서 홍삼을 필두로 건기식 수요가 급증하기 시작했습니다. 협회가 추정한 지난해 건기식 시장 규모는 약 6조 원으로, 2005년 1조 2천억 원에서 20년 만에 무려 5배나 성장했습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전체 구매의 약 70%가 인터넷 쇼핑몰에서 이루어지고 있으며, 약국 구매 비율은 5% 미만이라는 사실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다이소가 3,000원, 5,000원이라는 파격적인 가격에 건기식을 판매하자 소비자들은 열광했습니다. 하지만 이는 곧 약사들의 거센 반발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약사들은 영양제 오남용과 부작용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며 다이소 판매에 제동을 걸고 나섰습니다.

 

매출 감소를 우려한 약사들의 압박에 제약사들은 움츠러들었고, 다이소는 계획했던 건강식 판매에 차질이 생길 위기에 처했습니다. 이미 영양제에 익숙한 사회 분위기 속에서, 폭발적인 수요가 예상되는 제품군을 통해 소비자 접점을 확대하려는 기업의 당연한 논리가 기존 사업자의 반발에 부딪혀 논란의 중심에 서게 된 것입니다.

'오남용과 부작용 우려'? 구차한 변명일 뿐

굳이 약사의 처방 없이도 쉽게 구매할 수 있는 건기식 제품들을 '오남용과 부작용 우려'라는 명분으로 특별 취급하려는 것은, 결국 자신들의 밥그릇을 지키려는 기존 사업자들의 압력으로밖에 해석되지 않습니다.

 

인터넷에서도 손쉽게 구매할 수 있는 건강기능식품을, 단지 가격이 저렴하고 잘 팔린다는 이유만으로 문제 삼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지는 변명처럼 들립니다. 더욱이 영양제 시장의 주 구매 채널이 온라인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다이소 판매에 대한 약사들의 반발은 시대착오적인 발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소비자 선택의 자유, 존중받아야 한다

영양제 성분에 대한 자세한 설명과 복용법 이해가 필요한 소비자는 약국에서 구매하면 될 일입니다. 조금 더 비싼 금액을 지불하더라도 좋은 성분의 영양제를 구매하려는 소비자가 있는가 하면, 자신에게 필요한 것만 저렴하게 골라 가볍게 구매하고 싶은 소비자도 분명 존재합니다.

 

중요한 것은 소비자들이 다양한 선택지를 가지고, 자신에게 맞는 제품을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다이소 영양제 판매에 대한 지나친 규제는 소비자의 정당한 선택권을 침해하는 행위와 다름없습니다.

 

결론 : 소비자의 현명한 선택을 믿어야 한다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영양제 시장은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입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소비자들이 합리적인 가격으로 다양한 영양제를 접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약사들의 우려처럼 영양제 오남용과 부작용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은 인지하고, 정부는 정확한 정보 제공과 교육을 통해 소비자들이 스스로 올바른 판단을 내릴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합니다.

 

결국, 소비자의 현명한 선택을 믿고 존중하는 것이 건강한 건기식 시장을 만들어가는 첫걸음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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